제목: 비가 와
분류: 일상
이름: * http://takejun.net


등록일: 2006-05-07 00:49
조회수: 1960 / 추천수: 109


할아버지,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친척집이라고는 큰집이어서 찾아갈 일도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는 그저 쉬는 날과 다를 바 없는 추석의 첫날. 그 첫날에 비가 내렸다.

 고등학교 때 잠시 버스를 타고 졸린 눈은 감고 의자에 앉아 창가에 기대어,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잠시라도 잠을 잘려고 했을 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아직도 잊지 않은 기사가 하나 있어. 화창한 날씨를 선호하는 사람보다는 비가 내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다 라는 거..,

.

..

..

....왠지 이해도, 납득도 안가..,

 

난 시골에서 태어나서 몇해간 시골에서 지냈지. 비가 올 때 마루에 앉아 빗물이 풀이나 지붕, 나무에 부딪혀 나는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던 나여서 그런가 지금도 비 오는 걸 매우 좋아하지. 돈을 많이 번다면 어느 정도 시골에 내려가서 살고 싶다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비가 오는 소릴 듣고 싶어서야. 비 오는 것에 꽤나 환장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거지.

 

비가 내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데 내 경우가 예외인 것일까 아니면 저 기사는 결국 장난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하게 돼.

추석 전날 아침부터 대차게 내린 비는 간만에 하늘에 구멍이 났구나 싶을 만큼 대차게 내리쳤어. 방에서 듣는 빗소리와 직접 듣는 빗소리는 확실하게 틀려. 구름으로부터 떨어진 빗물이 지면을 닿아 내 귀로 듣는 것과 창문이나 물체를 거쳐 듣는 것의 차이지.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 봤어.

 

내리치는 빗줄기가 보일까?

 

 

 옥상 문을 열고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게 닿을 만큼 대차게 내리고 있었지. 그 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야.

 

정말로 내리치고 있지.

 

고가의 장비가 없다면 결코 예술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는 걸 배웠어..,

 

어린아이처럼 우산을 쓰고 빗물이 찬 바닥을 걸으며 한컷.

비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걸어봤으면 좋겠다아
20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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